조류사진

민물가마우지 구출하기 1년이 지나고...

정형식^정현 2010. 11. 4. 23:55

작년 11월에 있었던 민물가마우지의 이야기를

저의 파란블방에 올렸던 내용을 정리하여 다시 올려봅니다.

 

너무 무거운 내용을 자주 올리는 듯 해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짧은 이야기속에서 조금만 함께 고민하고 나누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올려봅니다.

.........................

 

2009년 11월 26일(목)... .. 에 있었던 짧은 기록입니다.

 

오후 4시경 시화호를 들렀습니다.

시화호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평온한 모습만을 보여주었지요.

중턱이 잘리고 있는 형도에선 작은 불빛이 삶의 희망을 이야기하듯 반짝거리고 있었고

새들은 멀리서 이리 날고.. 저리 날며 자기들의 집과 둥지를 찾아 바쁜 날개짓을 하였지요..

 

그런데, 많은 새들이 떠나고 난 자리에 한마리의 새가 퍼득거리며 발버둥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민물가마우지의 모습이었지요..

자세히 보니 어부들이 고기를 잡기위해 설치한 그물에 걸려있었습니다.

안타까움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지요.

 

그 시간 주변에 함께 계셨던 숲사랑님(대학교수, 야생조류협회 회원)과 의논을 하고 가마우지를 구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와 숲사랑님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방법은 없었지요.

그래서 관계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하였습니다.

숲사랑님께서 이곳 저곳에 연락을 취하였습니다. 날은 점점 어두워져만 갔지요..

다행히 화성시 119와 화성시청 담당부서 직원분과 연락이 되었습니다.

숲사랑님께서 이곳 저곳으로 한참을 통화하고 나서야 출두한다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지요.

이때부터는 관계자분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는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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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와 화성시 담당 직원이 출두한다는 연락을 받고는 두어시간을 기다렸지요..

어둠이 주변을 가득 채운 시간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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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가 좀 넘어서 화성소방서 남양119 대원이 먼저 도착을 하였고..

잠시 후 보트를 싣고 또 다른 119 대원들이 도착을 하였습니다.

2대의 소방차가 민물가마우지를 구하기위해 출동한 것이었지요.. ..

잠시 후, 화성시청 환경정책과 김계장님께서 도착을 하였지요..

비상근무시기인 바쁜 시간에 출동해준 화성소방서 남양119대원분들과

화성시청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나가던 어느 시민은.. 차를 세우고 무슨 사고가 났느냐?고 하더군요..

새를 구한다고 하자 허탈한 웃음을 짓고 지나치는 모습에서.. 왠지 이질감이 느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일반 시민들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 상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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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들은 싣고온 구명보트를 내렸지요..

그러고는 2명의 소방대원들이 민물가마우지를 구하기위해 출발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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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들은 그물에 걸린 민물가마우지를 10여분간에 걸쳐 무사히 구조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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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들께서는 민물가마우지를 구조하여 보트로 돌아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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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가마우지는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얼마동안이나 그물에 갖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별다른 상처가 보이질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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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숲사랑님은 민물가마우지를 그물이 없는 반대방향 쪽으로 가서

물이 있는 곳으로 놓아주었습니다.

민물가마우지는 조금은 힘이 없었는지 바로 날아가질 못하고 어두운 물속을 헤집고 나아갔습니다.

몸을 만져보니 체온이 있는것이 다행스러웠고..

제 옷깃을 물고 늘어지는 모습에서 아직 살아있음을 느껴 다행스럽게 여겨졌습니다.

암튼, 민물가마우지는 죽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다행스럽게 구조되어 또 다시 새로운 생명을 얻은 듯

힘차게 물질을 하며 멀리 사라졌습니다.

 

이런 일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짧은 기도를 하였지요..

그리고 건강하기를 바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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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민물가마우지 한 마리 때문에 이 난리를 치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은 수고한 모든 분들 덕분에

미물일 수도 있는 민물가마우지의 생명은 죽음에서 탈출하여 다시 태어날 수 있게되었지요..

그것은 곧 새사진을 담는 우리들에게도 작은 즐거움일테니깐요..

 

이름모를 작은 새 한마리를 위해 출동해주신 화성소방서 남양119 대원들과

화성시청 환경정책과 김계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7시경이 되어 모두는 이곳을 떠났지요..

숲사랑님과 저는 칼국수 한 그릇으로 조금은 허기진 배를 달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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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고기를 잡기위해 그물을 친 어부들에게 화살을 돌릴 수도 있지만

그곳에 그물을 칠 수 밖에 없는 형도주민들의 고통을 이렇게라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형도주민들의 삶의 터가 시화방조제가 막히면서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시화방조제가 막히고 형도주민의 삶의 터였던 갯벌이 모두 습지로 바뀜으로 해서

새사진을 담고 풍경을 담는 우리들에게는 즐거운 터가 되고있지만

형도주민들에게는 애를 태우는 곳이 되고 있지요..

그곳은 많은 종류의 조개들이 숨을 쉬던 밭이었으니깐요..

조개들은 시화방조제가 막히고 모두 숨을 헐떡이며 입을 벌리고 죽어갔지요..

그곳은 조개들의 무덤이 되어버렸지요..

 

자연환경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처럼..

조금은 우리가 사진을 하면서 서 있는 곳의 삶의 모습도 함께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찌되었든.. .. 우리네 인간들과 함께.. 새들도.. 동물들도.. 더불어 살 수 있는

이 땅덩어리의 모습이 되기를 작게나마 기원해봅니다.

 

다시한번,

민물가마우지를 구조하기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주신 숲사랑님과

화성소방서 남양119 대원분들과, 화성시청 환경정책과 김계장님께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모두 즐겁게 좋은 작품 많이 하시기를 바랍니다.

 

2009년 11월 26일의 짧은 기록이었습니다.

 

- 정 현 -

 

** 의견이 있으신 분은 방명록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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